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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니는 은어를 좋아하는가..장재현 감독이 밝힌 ‘파묘’ A to Z [전형화의 직필]

“‘검은 사제들’(544만명)보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는데 감사할 뿐입니다.”장재현 감독은 ‘파묘’가 올해 첫 6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어리둥절한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에 대한 반응이 자신의 예상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스스로는 영화 전반부보다 후반부를 오컬트 마니아들이 더 좋아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일반 관객들이 더 호응해주고 있는 탓이다. “감사하다”는 말을 연거푸 하는 그에게 ‘파묘’의 A부터 Z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물었다. 때로는 의도한 것부터, 더러는 관객이 의미를 부여해준 것까지 ‘파묘’의 아주 긴 뒷이야기를 전한다. 이 인터뷰는 ‘파묘’의 스포일러를 대거 포함합니다.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데.호불호가 있는 장르라 엄청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저 ‘검은 사제들’보다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내심 있었을 뿐이다.-어렸을 때 이장을 하는 것을 보고 ‘파묘’의 원형적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고 했는데. 본격적인 준비는 ‘사바하’ 이후부터였을텐데.살던 동네가 그런 일들이 많았다. 이장을 했는데, 굿도 하고 제사도 크게 지냈다. 무덤을 파고 관을 뜯었다. 고백하자면 그 때부터 관을 좋아했다. 무덤에서 갓 꺼낸 낡은 관이 주는 이미지를 좋아했다. 관을 놓고 이야기를 발전하려 했다. ‘사바하’ 끝나고 한국장례협회를 찾아 대표님을 만나서 이틀 동안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풍수지리사 분들도 만났고. 통상적으로 지관이라고 하는데, 지관은 조선시대 관직이고 풍수지리사가 더 맞는 말이다. 풍수지리사협회가 여러 곳이 있는데, 그 중에서 한국풍수지리협회 분들을 만났고 협회에 소속 되지 않고 혼자 재벌집 묫자리를 봐주는 분들을 만났다. 동시에 장의사분들도 만났고.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분들이 살면서 쌓아온 코어랄까, 내공이랄까, 거기에 공통된 것들이 있더라. 대체로 이장의 80% 정도는 땅을 팔거나 재개발이 돼 하는 경우다. 나머지 20%가 다른 경우인데, 무덤을 꺼내는 것 자체가 잘못됐던 걸 꺼낸다는 의미다. 그게 과거로 가는 여정 같다고 생각했다. 뭔가 과거의 잘못된 것을 꺼낸다는 것, 거기에서 이야기가 출발했다. -파묘와 친일파, 일본제국주의를 연결한 까닭은.소재를 계속 파헤치면서 어떻게 하면 더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올까 고민했다. 그런데 파묘를 검색하다보면 친일파 파묘란 단어가 많이 나온다. 현재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가까운 과거이면서 더 밑에는 뭐가 있을까로 계속 들어갔다. 티눈 수술을 했는데 고름을 빼도 끝이 아니더라, 뿌리까지 뽑아야지 새로운 게 나온다. 그것처럼 친일파 밑으로 뿌리까지 파 내려가보자고 마음먹었다. -영화 초반 틀니 일화는 감독의 실제 일화에서 비롯 됐다던데.친척 분 중에 무속인이 계신다. 난 할머니가 거의 키워주시다시피 해서 할머니에 대한 정이 많다. 돌아가신 뒤 할머니를 기억하려 틀니를 보관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 친척 분이 할머니 틀니를 갖고 있냐고 하시더라. 그래서 갖고 가셔서 불 태워서 공양하셨다고 하더라. -일제가 한반도의 정기를 끊기 위해 쇠말뚝을 박았다는 이야기는, 사실 실체가 불분명하다. 말뚝을 박아서 정기를 끊는다는 이야기는 정조실록에 정조가 인재가 없는 걸 한탄하자 고려말 명나라 도사가 와서 정기를 끊기 위해 말뚝을 박아서 그렇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오래된 이야기이기도 한데. 그 이야기를 영화 속으로 가지고 들어온 이유는. 그말대로 쇠말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른다. 그래서 대사로도 “99%는 가짜다. 그럼 1%는?”이란 대사를 넣었다. 영화 속에 실제 쇠말뚝을 안 넣은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내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니깐. 게다가 쇠말뚝을 넣으면 너무 ‘국뽕’일 듯 했다. 그래서 쇠말뚝을 대체할 수 있는 상징성이 있는 걸 넣어보자고 마음먹었다. 그걸 오컬트 장르에 붙여보자고 생각했다.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중에 ‘사무라이의 시대’란 게 있다. 그걸 재밌게 봤는데, 4화인가에 임진왜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무라이들이 조선인을 죽이는 게 삽화로 묘사되는데 기분이 너무너무 안 좋더라. 그래서 일본 제국주의, 군국주의 침략의 상징과 사무라이 정령을 결합시키고 그걸 쇠말뚝을 상징화하는 걸로 만들었다. 그걸 뽑으면 이 땅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파묘’에 그 상징을 한반도 허리에 해당하는 곳에 박아놓는 음양사 이름을 무라야마 준지라고 설정했는데. 일제 강점기에 ‘조선의 귀신’ 등을 집필한 무라야마 지준에서 따온건가.노코멘트다. ‘사바하’ 때 고생을 많이 해서리. -최민식이 맡은 상덕, 김고은이 맡은 화림, 유해진의 영근, 이도현의 봉길 등 주요 인물들의 이름들이 다 독립운동가에서 비롯됐다. 나라를 지킨다는 뜻의 보국사나 그 절을 세운 스님 이름이 원봉이라는 것도 그렇고, 의열장의사란 이름도 그렇고. 이렇게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언제부터 마음 먹었나.처음부터다. 원래 전작들에서도 극 중 인물들 이름을 영화 주제에 맞게 지었다. ‘파묘’는 앞에는 오컬트, 뒤에는 항일이다고 하는 평이 있는데 난 두 개가 같은 맥락이라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무덤을 한 번 더 파는 것이라고. 친일청산과 항일을 나눠서 생각하는 게 아닌 것처럼. 독립기념관에 갔는데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분들이 너무 많더라. 그 분들의 이름을 어감을 고려해 되살리려 했다.-네 명 주인공들의 옷색이 파란색(좌청룡)과 검정색(북현무), 빨간색(남주작), 하얀색(우백호)인 건 사방신의 의미를 고려한 것인가. 캐릭터 포스터에서도 이들이 각 사방을 보고 있는데.의상을 설정 할 때부터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가장 먼저 고려한 건 최민식-유해진 세대와 김고은-이도현 세대가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초반에 화림이 의뢰를 받은 미국 저택에서 불상 뒤에 야차상을 꺼내 놓는 건, 2부 오니의 등장을 알리는 복선으로 준비한 것인가.그렇다. 영화가 두 번째 이야기로 넘어갈 때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도깨비, 요괴 등 이물감을 줄 수 있는 물건들을 곳곳에 배치했다.-왜 이야기를 이렇게 두 갈래로 만들었나. 원래 구상을 할 때는 미국 의뢰인 박지용이 주인공이었다. 깔끔한 오컬트 같은 구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쓰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다. 극장에 가서 마스크를 쓰고 영화를 보는데 많이 답답하더라. 그 당시 작가주의 작품들이 많이 개봉하기도 했는데, 여느 때라면 극장에서 사유할 거리를 얻고 극장문을 나서는데, 코로나 때는 답답하게 나오게 되더라. 그럼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게 뭘까를 고민하게 됐다. 난 체험이라고 생각했다. 관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앞의 빌런과 뒤의 빌런을 다르게 하고, 정통 오컬트에 다른 장르를 접목시키고자 했다. 난 뒷부분을 크리처물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뱀파이어, 미이라, 강시영화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그것들 역시 광의의 오컬트물이고. 초자연적 존재들의 이야기니깐. 그리고 그런 뒷부분을 이런 장르물 마니아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의 반응이었던 건, 앞에는 보편적이고 뒤에는 마니아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반대였다는 점이다. ‘황혼에서 새벽까지’처럼 영화 속에서 장르가 바뀌는 부분이 덜 대중적이고 마니아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반대라 의외였다.-무속인들이 LA에 출장을 많이 가나.실제로 많이 간다. 특히 일본으로 가장 많이 간다. 일본에는 우리 같은 의미의 신내림이 거의 없어서 알음알음 소개로 많이 간다. 미국도 재미교포들 소개로 많이 가고. 풍수사들도 해외 출장을 많이 다닌다.영화에 편집된 장면이 있는데 화림과 봉길이 일본으로 출장을 갔던 장면이 있다. 무당길드라고 해야 할까, 스승님이 있고 거기서 파생된 신자매, 가족들이 있다. 대사에도 나오지만 그 스승님이 일본과도 연이 있었던 거다. -그래서 첫 장면에 김고은이 일본인이 아니다라고 일본어로 이야기하는 건가.화림이 일본어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영화의 톤앤매너, 지향하는 바를 그 대사로 보여주고 싶었다. -컨버스를 신고 에어팟을 꼽는 MZ무당이 화제를 모았는데.실제로도 그렇다. 무속인들을 만나면 생각보다 많이 젊다. 세대교체도 되고 있고. 많이 뛰다 보니 도가니가 아파서 컨버스 같은 편한 신발, 편안한 구두를 많이 신는다. -이도현이 맡은 봉길이 몸에 새긴 문신은 태을보신경인가. 그 캐릭터도 실제 인물에서 가져왔다던데.태을보신경이 맞다. 잡귀신으로부터 몸을 보호해달라는 경이다. ‘사바하’ 때 야구선수를 하다가 신병이 와서 무당이 된 분을 만났는데 그 분이 몸에 그렇게 문신을 새겼다. 언젠가 그 캐릭터를 꼭 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봉길로 가져왔다. -대살굿이 원래 있나? 타살굿인데 영화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대살굿으로 바꿨나.통상적으로 타살굿이라고 많이 한다. 저승사자가 왔을 때 마지막으로 제물이 대신 죽는 굿. 그걸 대살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대살굿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영화적으로 대살굿으로 썼다.-김고은이 대살굿을 할 때 받는 건 몸주신인 할머니인가, 아니면 다른 귀신인가. 할머니와 대살굿이 어울리지 않는데.대살굿을 할 때는 장군신을 받는다. 아주 강력하게 맞서야 하니깐. 대살굿은 저주 같은 오펜스굿이 아니라 방어하는 디펜스굿이다. 그래서 그 때는 자신의 몸주신이 아니라 장군신이 오는 것이다. -대살굿은 실제 굿의 동선을 그대로 가져온 것인가.그렇다. 원래는 4시간 짜리 굿을 5분 안에 보여줘야 했기에 어떤 걸 보여줘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김고은이 무속 선생님 집에서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하루 종일 리허설을 했다. 그 뒤 하루에 몰아서 카메라 4대로 찍었다. 그 감정을 나눠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깐. 일단 김고은에게 즐기는 모습을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실제로 무속인은 신을 받으면 즐긴다. 웃음도 보이고. 김고은이 굿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칼로 자신의 얼굴을 긋는 장면, 뜨거운 숯에 손을 넣는 장면 등은 자신에게 신이 들어왔는지를 확인하고 남들에게도 보여주기 위해서다. 내 안에 신이 들어와서 나도 멀쩡하니 당신들도 안전할거야라고. 그걸 보고 인부들이 일을 시작한다. 칼을 땅에 묘지 방향과 반대로 던지는 건, 원래 모든 굿이 그렇다. 이 근처의 나쁜 것들이 이 칼 밖으로 나가 일종의 결계가 쳐지는 것이다. 화림이 동물 피를 마시는 건, 신에게 일종의 밥을 바치는 의미이고. -굿을 시작하기 전 봉길이 화림의 신발끈을 묶어주는 게 많은 연성러들을 자극시켰는데. 둘의 관계는 이성적인 게 담겨 있거나 발전 가능성이 있는 건가. 둘의 전사를 담은 이야기를 만들 계획은?무속 세계에선 스승이 굿 준비를 하면 제자나 신아들,딸들이 옷도 입혀주고 신발도 신겨주고 다 준비를 해준다. 둘의 관계를 분명하게 보여주려고 그 장면을 넣었다. 이성적인 마음이 담겨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둘의 전사를 담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파묘’보다 더 재밌는 좋은 이야기여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산소탈로 직계 장손들이 해를 입는데, 왜 직계가 아닌 의뢰인의 어머니 즉 친일파 유령의 며느리까지 죽임을 당하는 건가. 영화적 설정 오류이지만 며느리가 죽는 건, 엔딩크레딧에 써 있듯이 이름이 배정자이기 때문인가? 일제시대 대표적 친일파?노코멘트다. 설정이 어긋나는데 작가의 개입인 것만은 분명하다. -친일파 영혼이 LA집 창문을 열어달라거나 프라자호텔 창문을 열어달라고 하는데. 사실 문을 열어줘야 들어간다는 건 뱀파이어물의 특징이지, 동양적인 오컬트 특징은 아닌데. 맞다. 연출적으로 재미를 주려고 섞은 것이다. -전반부 친일파 귀신 장면은 덜 자극적인 것 같은데.일부러 담백하게 담았다. 더 직접적이고 잔인한 장면들이 있었는데 편집했다. 전반부가 담백해야 후반부에서 더 강렬할 것이라 생각해서 그리했다. -친일파 귀신이 사실 영화 속 곳곳에 숨겨져 있는데.유리에 비추기도 하지만, 잘 찾아보면 많은 곳에 있다. 심령사진을 보면 귀신은 찍는 게 아니라 찍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찍힌다는 느낌으로 영화 속에 담았다. -첫 번째 묘를 꺼낼 때 등장하는 뱀은 일본요괴 누레온나인데. 하필이면 돼지띠 일꾼에게 죽임을 당한다. 돼지랑 뱀은 상극이기도 한데. 그래서 동티 난 그 일꾼은 틀니 파묘할 때 나온 인물이기도 한데. 일이 해결된 뒤 어찌 되나. 누레온나는 물의 요괴다. 잘못된 것을 건드렸다는 설정으로 넣었다. 물의 요괴라 그걸 건드리자 비도 오고 그러는 것이다. 원래 묘가 탈이 나는 경우 뱀이 관에 들어오는 ‘사염’, 벌레가 들어오는 ‘충염’, 바람이 든다고 해서 ‘풍염’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는 뱀이 관에 들어갔는데 밑의 요기가 너무 세서 뱀이 변태가 일어나지 않았을까란 설정이다. 그래서 비슷한 대사도 넣었다. 그 인부는 틀니 파묘할 때 나온 인물이 맞다. 일부러 동티 나는 인물로 연결하기 위해 틀니 파묘할 때 포커싱을 잡았다. 편집됐는데 나중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그 양반도 좋아진다는 장면이 있었다. 동티풀이가 된 셈이니깐. -조선총독부가 보이는 프라자호텔은 세트 촬영인가.내부는 세트고, 창에 보이는 광화문 정경은 프라자호텔에서 소스 촬영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소스를 LED월을 띄우고 촬영했다. 블루스크린를 놓고 합성을 하는 건 색감이 잘 안맞는 것 같았다. -친일파 귀신 혼부르기를 할 때 화림이 그 장례식장 주소를 읊는데.실제로 그렇다. 혼이 와야 할 위치를 부른다. 무속인에게 고증을 받아 만들었다.-의뢰인에게 진짜 상덕이 거는 휴대전화 진동음과 친일파 귀신이 거는 휴대전화 진동음이 다른가.아니다. 같다. 쇼트 길이가 차이가 나서 같은 음을 넣는데 리듬이 달라진 것이다.-의뢰인이 욕조에 누워있는 것을 비롯해 전반부에 물의 이미지가 많은데.그렇다. 욕조도 그렇고 땀도 그렇고 비도 그렇다. 후반부에는 불의 이미지가 많다. 드럼통 불도 그렇고. 그렇게 물과 불의 이미지를 전반부와 후반부에 대비시켰다. -친일파 관을 태울 때 일제 시대 때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훈장이 들어있는데.그래서 이장할 때 그 신분이 드러날까봐 관을 열지 말고 그대로 화장하라고 한 것이다. 우리는 염을 할 때 먼길옷을 입히는데, 우리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생전에 고인을 상징하는 옷을 입히는 경우도 있다. 고인이 좋아하는 물품을 넣기도 하고. -영화에 등장하는 숫자는 실제로 한반도의 허리에 해당하는 곳인가. 어디며 어떻게 짚었나.풍수사들에게 물었더니 모두 같은 곳을 이야기하더라. 강원도 고성 향로봉이다. 영화 속에도 나온다. 상덕 화림 등이 얼굴에 문신하고 산에 올라갈 때 드론샷으로 산의 정경을 인트로로 잡는데 바로 그곳이 향로봉이다. -관을 두 개 넣는 첩장은 새로운 건 아니지만 밑에 넣는 관을 세로로 넣어서 마치 못의 형국으로 만든 게 기발한데.이야기했지만 실제 쇠침, 쇠말뚝을 넣는 게 아니라 그걸 상징하는 걸 넣고 싶었다. 그래서 그 자체를 못처럼 만들었다. -흉한 것인 오니의 설정은.전쟁터에서 신처럼 모셔지려면 외형부터 거대해서 위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8척 거구를 생각했고, 2미터 40센치미터로 설정했다. 임진왜란에도 참전했고, 그 뒤 세키가하라 전투에 도쿠가와 이에야스 반대 진영에 참전했다가 패배한 뒤 영화 내용처럼 된 인물이란 설정이다.-한국의 도깨비와 일본의 오니는 다른 존재인데. 그래서 5장 도깨비불 옆에 일본어로 오니라고 적었다. 다른 소제목은 다 한글 옆에 한자인데 그것만 일본어다. 원래는 그 장의 제목을 도깨비라고 했다가 너무 의미가 많을 듯 해서 좀 더 명징하게 가고자 도깨비불로 가고 옆에 오니를 넣었다. 그때부터 막가는 설정이니 좀 더 직관적인 제목으로 관객을 인도하고 싶었다.-도깨비불로 주인공들이 환각을 보는 데 별다른 설명은 없는데.자연스럽게 관객이 같이 홀리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왜 나이트클럽 들어가면 처음에 사이키 조명에 홀린 것처럼. 플래시백 느낌으로 만든 게 아니니 설명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니가 오백년 전에 불경을 정복했다고 하는 장면은 ‘드라큘라’가 떠오르는데.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드라큘라’ 광팬이다. 거기에서 드라큘라가 십자가를 이미 정복했다고 한 장면의 오마주다. -오니가 은어와 참외를 좋아한다는 설정은.일본만화 ‘음양사’를 좋아하는데, 은어와 참외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거기에서 전국시대 사무라이가 좋아할 법한 음식들을 고민해서 가져왔다. -화림이 탑으로 가니 안전했다는 건. 탑, 곧 부도는 스님의 사리가 있는 곳이고 그래서 신성하다는 의미로 설정했다. -보국사 보살이 봉길 위에 올라간 뒤 자신의 옷을 찾는데. 불교에서 선종할 때 부처의 옷을 입고 육신의 원한을 잊는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인지. 보통 영은 무엇인가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그 억울함을 표현할 수 있는 것과 스님의 옷을 매칭시켰다. 그 장면을 그렇게 해석해도 될 듯 하다. -음양오행을 마지막 문제 해결의 원리로 사용했는데.오행이 원래 풍수지리의 베이스다. 풍수사가 과연 어떤 걸 마지막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결국 풍수사가 오행을 고민해서 싸우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영화 속에서 화림과 봉길은 ‘음양’, 상덕 영근은 ‘오행’이란 설정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거론되는 그 무덤을 만든 기순애는 일본어로 여우인 키츠네에서 온 것인가. 그렇다. 일제 때 우리나라 문헌에도 여우를 기순애라고 표현한 것들이 있다.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보국사 표시판에 있는 풍수사 표식은 원래 있는 것인가.그렇다. 풍수사협회에 따라 다양한 표식들이 있는데 가장 이 영화에 맞는 걸 가져왔다.-화림의 몸주신인 할머니는 일본 음양사랑 맞섰거나 그런 전사가 있는 인물인가. 실제 무속인인 고춘자님이 연기했다던데.화림의 조상 중 음덕을 많이 쌓은 분이란 설정인데 그런 전사까진 설정하진 않았다. 일종의 수호천사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고춘자님이 두 번 정도 등장하는데, 그 장면들은 직접 찍으셨다. 그런데 워낙 바쁜 분이라 보충 촬영은 대역이 찍었다. -여느 퇴마극과 달리 주목을 사이에 놓고 오니와 화림이 대화를 나누는 게 이채로운데.어느 산이든 산주인이라 불리는 큰 나무가 있고, 그걸 주목이라 불렀다. 일본은 그런 경우가 많은데, 우리도 성황목이라 불리는 나무들이 있었고. 그걸 일본의 정령신앙을 대입해서 풀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병실에 누워있는 봉길을 놓고 도깨비놀이를 하는데. 제주도에 있는 굿인데, 귀신을 속여서 정체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오니 투구에 지네 문양이 있고, 봉길을 놓고 닭으로 대살굿을 준비하는데. 지네와 닭이 천적이라는 걸 고려한건가.지네는 항상 북쪽으로 간다. 뒤로 가지 않고 전진을 하고. 그걸 오니의 캐릭터에 은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닭은 그걸 고려했다기보다 봉길이 닭띠라 닭을 준비한 거다. 일종의 대살굿이니 앞에서 돼지 띠 인부들을 위해 돼지를 준비한 것처럼.-유해진을 교회 다니는 설정으로 한 건.그래도 제가 교회 다니는 집사인데 이런 영화 만들면서 교인들에게 면피를 하고 싶었다. 실제로도 만난 장의사 중 한 분이 교회 장로님이기도 했고. -음악 설계는 어떻게 했나. ‘사바하’도 같이 했던 김태성 음악감독과 작업했는데.전체적으로 저음이 많다. 불협화음이 도드라지고. 김태성 음악감독님이 훌륭히 해주셨다. -마지막 결혼식 사진 장면은 독립운동가 사진들을 은유한 것인가. 또한 ‘사바하’ 이다윗이 등장하는 건 장재현오컬트유니버스를 고려한 설정인가.독립운동가 사진처럼 찍은 것이냐는 질문은 노코멘트하고 싶다. 이다윗이 등장하는 건 사실 원래 조명팀 중 한 명에게 그 장면을 부탁했는데, 마침 다윗이 시간이 있다고 해서 찍었다. 특별히 장재현오컬트유니버스를 고려한 건 아니다.-‘사바하’의 이정재 이다윗, ‘파묘’의 김고은 이도현이 한 사건을 쫓는 설정으로 ‘사바하2’를 만들 계획은 없나.오컬트유니버스가 계획에 없는 건 아니어서 매 작품마다 다른 배우들을 캐스팅 하기는 했다. 시나리오를 빨리 쓰기야 ‘사바하2’보다 ‘파묘2’가 빠를 수는 있겠지만 더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 것이라 장담을 못하겠다. 등장인물보다 얼마나 재밌는 이야기여야 하는 가가 가장 중요하다. -‘검은 사제들’에선 사람을, ‘사바하’에선 하늘을, ‘파묘’에선 땅을 이야기했는데. 차기작은 어떤 걸 이야기할 계획인가.신에 대한 이야기다. 믿음에 대한 이야기고. 어두운 이야기가 될 것 같다. -‘건국전쟁’ 감독이 ‘파묘’에 좌파가 몰리고 있다고 했는데.일단 영화를 봐주셔서 감사하다. 아무래도 영화를 보시고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겠나. 난 ‘파묘’가 색깔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땅에 사는 한국사람이라면 무의식에 담겨 있는 과거에 대한 이야기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3.0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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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다시 '하나'돼 봄 농구 노리는 신지현-김정은… "수령님 잔소리, 진심 다 알죠"

여자농구 포워드 김정은(36·하나원큐)의 별명은 '수령님'이다. 이름 때문에 붙은 별명이지만, 존재감과 카리스마가 특출한 것도 사실이다.지난해까지 '왕조' 아산 우리은행에서 뛰었던 김정은 2022~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현재까지 '수령님' 효과는 확실하다. 하나원큐는 10일 기준 16경기 6승 10패로 4위를 기록 중이다. 아직 5할 승률까지 거리가 있지만, 전반기에 거둔 6승이 지난 시즌 최종 승수와 같다. 하나원큐는 김정은이 오기 전 3시즌 동안 각각 승률 0.367(5위) 0.167(최하위) 0.200(최하위)에 그쳤다. 올 시즌에는 성적도, 분위기도 천지 차이다.최근 인천 청라 클럽하우스에서 김정은과 함께 만난 가드 신지현(28)은 "팀이 조금 단단해졌다는 게 느껴진다. 선수들 각자가 자기 역할을 해줬기에 지금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사실 시즌 초반 한두 경기만 이기면 시즌이 쉬울 거라 생각했다. 용인 삼성생명과 개막전도 이길 수 있었는데, 마지막 40여 초를 남기고 역전돼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래도 이기기 시작하면 해결될 거라고 믿었다"고 떠올렸다.또 그는 "개막 후 4연패를 하면서 지난 시즌 좋지 못한 모습이 다시 나올 때가 있었다. 그러면 따끔하게 후배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 뒤로는 참 잘해줬다"며 "후배들이 워낙 잘 따라준다.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게 조언해 주면 잘 받아주니 뛰는 게 두 배로 뿌듯하다"고 웃었다. 김정은은 2005년 드래프트 1순위로 신세계 쿨캣에 입단, 그해 신인왕을 따냈다. 신세계 해체 후 선수단이 이어져 탄생한 하나원큐의 창단 멤버가 된 그는 팀의 암흑기를 지탱했던 '원조 에이스'였다. 득점왕만 네 차례에 달한다. 우리은행 이적 후에는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도 받아봤다.김정은을 이어 '고독한 에이스'로 버텼던 게 신지현이다. 선배처럼 신인상 수상자다. 정상급 공격력을 보유한 국가대표 가드기도 하다. 하지만 슈터 강이슬(29·청주 KB) 이적 후에는 최하위가 된 팀을 홀로 이끌어야 했다.올 시즌은 다르다. 센터 양인영이 부쩍 성장했다. 여기에 김정은, 김시온 등 베테랑들이 더해져 팀에 중심이 잡혔다. 특히 팀이 흔들릴 때마다 김정은의 조언과 지적이 후배들의 이정표가 됐다. 좌절감이 가득했던 하나원큐 코트 위의 공기가 이제 기대감과 미소로 채워지고 있다.쓴소리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저연차 선수들은 물론 국가대표 신지현도 예외는 될 수 없다. 김정은은 "당장 며칠 전에도 지현이에게 '너 쓴소리 좀 들어야겠다'고 말했다. 지현이도 나 때문에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고언은 그 나름의 애정이다. 신지현은 "선수들은 그저 후배가 미워서 하는 잔소리인지, 아니면 팀에 필요해서 하는 잔소리인지 다 안다. 정은 언니의 진심을 알기에 후배들끼리도 조언해 주신 내용을 복기하고, 다시 잘해보자고 다짐한다"고 전했다.김정은은 "지현이는 신인 때부터 농구에 대한 자세가 정말 좋았다. 그래서 나도 참 예뻐했다"며 "나도 지현이 나이 때는 몰랐다. 산전수전을 다 겪고 나니 직언해 주는 사람이 기억에 남고, 나를 성장시켜 준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이어 "지현이도 본인이 짊어질 무게 때문에 아주 힘들었을 거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패배의 아픔도 다 에이스의 몫이다. 지현이가 더 단단해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신지현은 "과거엔 경기 때마다 상대 수비가 내게 쏠렸다. 농구를 억지로 한다고 느꼈다. 매번 지니까 힘들기도 했다"며 "이제는 농구가 팀 스포츠라는 걸 확실하게 깨달았다. 내가 안 풀릴 때 다른 선수들이 풀어주면 된다. 혼자 잘하는 것 대신 어떻게 해야 팀이 더 좋아질지를 생각한다"고 전했다.김정은은 친정팀으로 돌아온 올 시즌 값진 기록 하나도 썼다. 지난해 11월 25일 부산 BNK전에서 통산 7874점을 기록, 변연하 코치(7863점)를 제치고 통산 득점 단독 2위에 올랐다. 10일 현재 통산 7966점으로 정선민 전 여자 농구대표팀 감독의 기록(8140점)까지 174점을 남겨놨다.김정은은 "그저 오래 뛰어서 생긴 기록일 뿐이다. 그 부분에서 다른 욕심은 없다"면서도 "그동안 내 이름 석 자 뒤에는 부상이라는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았다. 커리어 내내 그 많았던 굴곡을 이겨냈고, 난 아직 코트를 지키고 있다. 그 부분만큼은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싶다고 느낀다"고 돌아봤다. 더 이상 고독하지 않은 두 선수는 갑진년, 그리고 이후에도 더 나아질 하나원큐를 꿈꾼다. 신지현과 김정은 모두 "아직"이라고 경계하면서도 희망을 숨기지 않았다. 신지현은 "하나원큐 소속이라 행복하다. 하나원큐에서 플레이오프(PO)를 뛰고, 챔프전 코트를 밟고 싶다. 항상 그게 꿈"이라고 답했다.김정은은 "물론 이번 시즌 당장 PO를 간다면 정말 좋겠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하나원큐가 다른 선수들도 오고 싶은 팀이 되면 좋겠다. 올 시즌 하나원큐는 좋은 분위기에서 이길 줄 알고, 행복하게 농구할 수 있는 팀이 되고 있다. 선수들이 한 번쯤 뛰어보고 싶은 팀이 되는 데 초석을 잘 쌓고 싶다"고 다짐했다.청라=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1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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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통 넘겼다”.. 이정은 ‘운수 오진 날’서 희열 느낀 이유 [IS인터뷰]

*이 기사에는 ‘운수 오진 날’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지루하긴요. 50분 동안 제 이야기하면 너무 즐겁죠. 그래서 다음 질문이 뭐라고요?”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오전 11시 그렇게 이른 시간은 아니지만, 인터뷰 첫 타임은 배우에게도 기자에게도 긴장되기 마련이다. 이정은은 오히려 기자들에게 “50분 동안 힘들지 않냐”며 안부를 물어보는 것은 물론 현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갔다. 이정은은 지난달 24일 파트1(1~6화)이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에서 아들을 죽인 살인자 금혁수(유연석)를 쫓는 처절한 심정의 엄마 황순규를 연기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운수 오진 날’은 평범한 택시 기사 오택(이성민)이 고액을 제시하는 묵포행 손님을 태우고 가다 그가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 재미있는 건 주연 배우 중 유일하게 이정은만 웹툰에 없는 캐릭터다. 그는 “원작에 없는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았다. 대사를 보면서 그동안 희생당한 어머니의 톤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며 “특히 피해를 보고 주저앉아서 우는 엄마가 아니라 직접 뒷조사 하고 돈거래 하는 등 적극적이고 이성적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이정은은 “타살의 정황만 가득하고 이 모든 걸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때 엄마로서 어떡해야 하지? 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계속 가지고 연기했다”면서 “실제 범죄 피해자 가족들 인터뷰 논문도 찾아봤다. 그런데 피해를 본 사람들이 복수하는 확률이 되게 낮더라. 어쩌면 순규의 행동은 ‘꿈 같은 현실’이겠다는 생각으로 연기에 임했다”고 밝혔다. 함께 호흡을 맞춘 이성민, 유연석 연기에 감탄을 표하기도 했다. 이정은은 “유연석 연기를 현장에서 보고 진짜 놀랐다. 어떻게 힘을 하나도 안 들이고 다이나믹한 연기가 이렇게 나올까,하고 감탄했다. 한편으로는 진짜 그런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는 거 아닐지 생각이 들 정도로 소름 끼쳤다”고 전했다.이성민에 대해서는 “현장에서는 사실 대화를 많이 안한다. 조금은 어색한 관계”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정은은 “선배는 집중력이 대단하다. 사실 저는 피곤하면 촬영장에서 자기도 하고 누워서 쉬기도 하는데 선배는 그런 게 없다. 본인이 맡은 역할에 대해 몰입도가 굉장히 높다”고 감탄했다. 이정은은 지난달 3일 공개한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이하 ‘정신병동’)에서 수간호사 송효신을 연기하기도 했다. 푸근한 인상에 배려심 깊은 성격이 인상 깊은 캐릭터다. 이정은은 “‘정신병동’ 촬영이 끝날 무렵에 ‘운수 오진 날’ 제의가 들어왔다. 감독님이 ‘운수 오진 날’에서는 순규의 피폐해진 상황이 부각되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하셔서 다이어트를 강행했다”고 전했다. “현재 몸무게가 어느 정도 되는지 물어봐도 되냐”는 짓궂은 질문에 그는 “그걸 어떻게 이야기하냐”며 웃음을 보이더니 “총 10kg 정도 감량했다. 4개월 정도 꾸준히 식단 조절도 하고 운동도 병행하며 건강하게 뺐다. ‘운수 오진 날’ 초반의 저와 후반에 저를 비교해 보시면 얼굴 부기 차이를 확실히 느끼실 것”이라고 유쾌하게 답했다. 이정은은 그간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미스터 션샤인’, 영화 ‘기생충’, ‘택시운전사’ 등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얼굴 갈아 끼우는 이정은’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만큼 각 작품마다 매번 다른 얼굴을 선보인다는 뜻이다. 이정은은 “그런 별명이 있다는 게 너무 재미있고 감사하다. 그러나 저는 연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캐릭터’ 보다는 ‘이야기’다”고 강조했다. “‘운수 오진 날’에서 순규가 중간에 죽지 않냐. 주변에서 아쉽지 않냐고 많이 물어보셨는데 극의 흐름상 내가 죽고 그 바통을 다음 사람한테 넘겨주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들면 그 나름대로 ‘희열’이 있다. 이제 바통은 성민 선배에게 넘겨졌다. 아마 파트2는 파트1보다 더 재미있을 거다.”한편 10부작인 ‘운수 오진 날’은 지난 8일 파트2(7~10화)가 공개됐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2.14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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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오진 날’ 이성민X이정은, 평범함도 특별하게 만드는 연기 ③

택배기사와 누군가의 엄마. 이토록 평범한 역할이 배우 이성민과 이정은을 만나 빛을 발하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의 이야기다. ‘운수 오진 날’은 평범한 택시기사 오택(이성민)이 고액을 제시하는 묵포행 손님을 태우고 가다 그가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 ‘운수 오진 날’에서 이성민은 구김 없고 순진한 택시 기사 오택을 연기한다. 늘 허허하고 웃어대는 성격 탓에 억울하게 누명을 쓰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어디선가 흔히 봤을 법한 캐릭터다. 다만 이성민은 디테일을 추가했다. 당황할 때면 눈을 1초에 2번 이상 깜빡거리고 마른침을 계속 삼켜댄다. 한껏 경직된 어깨와 더듬거리는 말투로 긴장된 상태라는 걸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살인범 유연석(금혁수 역)에게 도망친 후 다리를 절뚝거리며 절벽에 앉아 오열하는 장면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바로 전작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회장을 보여줬기에 이성민의 연기는 더 반전으로 와닿는다.이성민은 ‘형사록’ 시리즈와 최근 영화 ‘서울의 봄’까지, 올해 많은 작품으로 사람들을 만났다. 그럼에도 이성민이 꾸준히 호평받는 이유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끝없이 의심하고 노력하는 태도 덕분이다. 이성민은 ‘운수 오진 날’을 ‘재벌집 막내아들’ 종영 이후 곧바로 촬영에 돌입했다. 극과 극 캐릭터인 터라 이성민은 현장에서 감독과 주변 제작진에게 “나 지금 회장님같아? 택시 기사님같아?”하고 계속해서 물어보며 연기에 몰입했다는 후문이다.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성민은 오택의 정신적 압박, 공포 같은 감정을 촬영 내내 유지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이를 캐릭터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심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파트1 반응이 좋아 이성민 스스로도 굉장히 흡족해하고 있다. ‘운수 오진 날’ 파트1 마지막 회에서 오택은 금혁수가 자기 딸을 죽인 걸 알고 분노한다. 푼수 같던 오택은 이를 계기로 독해진다. 제작진은 “파트2 에서는 평범한 기사 오택이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이성민이 깊이 있게 표현한다.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이정은은 아들을 죽인 살인자 금혁수를 쫓는 처절한 심정의 엄마 ‘황순규’로 분했다. 대학교 입학 후 서울에 상경한 아들을 위해 홀로 열심히 지내던 황순규. 갑작스레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고 절망에 빠진다. 이런 이정은이 연기한 황순규는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할 때, 많은 배우들이 원작 속 캐릭터를 참고해 연기의 디테일을 더하곤 한다. 이정은은 원작에 없는 캐릭터인 만큼 스스로 질문하고 상상하며 인물을 구축해 나갔다. 그는 “타살의 정황만 가득하고 이 모든 걸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때 엄마로서 어떡해야하지? 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계속 가지고 연기했다”고 전했다. 드라마에서 황순규는 답답한 형사를 뒤로 하고 직접 움직인다. 살인범 금혁수의 집에 몰래 침입해 증거를 가지고 온 것도, 금혁수가 묵포로 밀항하러 가는 사실도 모두 황순규가 알아냈다. 이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순규는 절망스러운 마음에 형사에게 고함을 지르기도 하고, 악에 받쳐 길바닥에 주저앉을 때도 있다. 이정은은 이런 순규의 각박한 상황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그는 “마블 영화 속 주인공은 히어로로 거듭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아무리 큰 충격을 받았다 한들 한순간에 파괴적인 힘을 갖기 어려운 점도 반영했다”며 “감독님께서 황순규 캐릭터에 대해 쉽게 넘을 수 있는 담도 굉장히 힘겹게 넘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더 외롭고, 더 고단하게 표현해 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우리들의 블루스’, ‘미스터 션사인’ 영화 ‘기생충’, ‘택시운전사’ 등 여러 작품들을 통해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그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운수 오진 날’에서도 십분 발휘되고 있다. 한편 ‘운수 오진 날’ 파트2는 8일 낮 12시 티빙에서 공개된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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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베이스원 선배님처럼”…이븐, 제대로 ‘트러블’ 낼 당찬 데뷔 [종합]

그룹 이븐이 가요계에 야심찬 출사표를 던졌다. ‘보이즈 플래닛’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자랑했던 이들은 한층 발전한 모습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이븐의 첫 번째 미니 앨범 ‘타겟: 미’(Target: ME) 발매 쇼케이스가 서울시 용산구 블루스케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진행됐다.이븐은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이는 7인조 보이그룹이다. Mnet ‘보이즈 플래닛’에 출연해 역량을 드러낸 케이타, 박한빈, 이정현, 유승언, 지윤서, 문정현, 박지후로 구성돼 있다.이날 케이타는 “꿈에 그리던 데뷔를 하게 돼 기쁘다. 우리를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싶다”며 데뷔 소감을 밝혔다.이어 이정현은 “‘보이즈 플래닛’ 때부터 응원을 보내준 팬들 덕분에 데뷔 무대에 서게 됐다. 꿈을 포기하지 않게 응원해준 팬들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프로그램에서 배운 모든 것이 이븐을 강하고 단단한 그룹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성장한 모습 보여주겠다”고 말했다.유승언 “프로그램이 끝나고 조금은 두렵기도 했는데 성원과 격려 덕분에 한 그룹으로 모였다.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지 않은 매력이 많으니 앞으로도 이븐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타겟: 미’는 ‘나를 대중이 원하는 타겟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앨범이다. 이븐은 ‘타겟: 미’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박한빈은 “대중의 타겟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며 포부를 다졌다.타이틀곡 ‘트러블’(TROUBLE)에는 여유롭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이븐의 모습이 담긴 베이스 뮤직을 기반으로 한 볼티모어 클럽 장르의 곡이다. 케이타는 “세상을 주체적으로 변화시키는 악동의 모습을 담았다”고 설명했다.박한빈은 “장르가 볼티모어 클럽 장르다. K팝에서 많이 해보지 않은 콘셉트라 처음 들었을 때는 생소하다고 느꼈다”면서도 “들을수록 강렬하고 와일드해 우리만의 색깔을 잘 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싶어서 가사에 집중하고 안무에 대한 포인트도 잘 살려서 연습했다”고 말했다.이어 강렬한 안무에 대해서는 “악동의 느낌을 내고 싶었다. 칼각을 맞춰 안무 연습했다”고 했다. 유승언은 “BPM이 빨라서 체력적으로도 신경 썼다. 그 와중에 포인트 안무도 살리려 했다”고 덧붙였다. ‘보이즈 플래닛’을 통해 결성된 제로베이스원의 이야기도 나왔다. 같은 웨이크원 소속인 문정현은 “제로베이스원이 (내가) 이븐으로 활동하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연습실에서 축하해줬다. 오늘까지도 응원 열심히 해주고 축하한다는 말도 해줬다”며 “앞으로 제로베이스원에게 많이 배워서 더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이븐의 리더인 케이타는 제로베이스원의 리더 성한빈에게 “활동 잘 지켜봤다. 프로그램을 하면서 얼마나 간절하고 음악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지 배웠다. 같은 프로그램에 나갔던 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멋진 모습 보여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활동 목표로는 음악방송 1위를 꼽았다. 지윤서는 “‘트러블’로 음악방송 1위를 하는 것이 목표다. 1위를 해 열심히 함께 해준 직원들, 팬들과 소중한 시간을 나누고 싶은 게 목표”라며 미소 지었다.한편 ‘타겟: 미’는 이날 오후 6시 발매된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9.1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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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븐 케이타, 싸이퍼 해체 후 재데뷔…“새로운 기회, 좋은 모습 보여주고파”

그룹 이븐 케이타가 재데뷔 심경을 밝혔다.이븐의 첫 번째 미니 앨범 ‘타겟: 미’(Target: ME) 발매 쇼케이스가 서울시 용산구 블루스케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진행됐다.이븐은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이는 7인조 보이그룹이다. Mnet ‘보이즈 플래닛’에 출연해 역량을 드러낸 케이타, 박한빈, 이정현, 유승언, 지윤서. 문정현, 박지후로 구성돼 있다.케이타는 지난 2021년 싸이퍼로 데뷔했다. 싸이퍼는 약 2년 동안의 활동 끝 사실상 해체됐다. 그리고 이븐의 리더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이에 대해 케이타는 “부담감도 크지만, 그것보다 잘하는 동생들과 함께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 그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타겟: 미’는 ‘나를 대중이 원하는 타겟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앨범이다. 이븐은 ‘타겟: 미’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한편 ‘타겟: 미’는 이날 오후 6시 발매된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9.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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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인사말 하는 이븐 이정현

그룹 이븐 이정현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앨범 'Target: ME' 발매 기념 데뷔 쇼케이스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Target Me'는 '나를 대중이 원하는 타겟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내포하여, 이들이 갖고 있던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고자 한다. 오늘(19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3.09.19/ 2023.09.1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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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이븐, 첫 데뷔라 떨려요

그룹 이븐 박지후, 이정현, 박한빈, 케이타, 유승언, 지윤서, 문정현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앨범 'Target: ME' 발매 기념 데뷔 쇼케이스에 참석하고 있다. 'Target Me'는 '나를 대중이 원하는 타겟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내포하여, 이들이 갖고 있던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고자 한다. 오늘(19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3.09.19/ 2023.09.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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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이븐, 박한빈 조종하는 이정현

그룹 이븐 이정현, 박한빈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앨범 'Target: ME' 발매 기념 데뷔 쇼케이스에 참석해 타이틀곡 'TROUBLE (트러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Target Me'는 '나를 대중이 원하는 타겟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내포하여, 이들이 갖고 있던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고자 한다. 오늘(19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3.09.19/ 2023.09.1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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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븐 “‘보이즈 플래닛’ 끝나고 두려웠지만…보여주지 않은 매력 많아”

그룹 이븐이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딘 소감을 밝혔다.이븐의 첫 번째 미니 앨범 ‘타겟: 미’(Target: ME) 발매 쇼케이스가 서울시 용산구 블루스케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진행됐다.이븐은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이는 7인조 보이그룹이다. Mnet ‘보이즈 플래닛’에 출연해 역량을 드러낸 케이타, 박한빈, 이정현, 유승언, 지윤서. 문정현, 박지후로 구성돼 있다.이날 케이타는 “꿈에 그리던 데뷔를 하게 돼 기쁘다. 우리를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싶다”며 데뷔 소감을 밝혔다.이어 이정현은 “‘보이즈 플래닛’ 때부터 응원을 보내준 팬들 덕분에 데뷔 무대에 서게 됐다. 꿈을 포기하지 않게 응원해준 팬들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프로그램에서 배운 모든 것이 이븐을 강하고 단단한 그룹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성장한 모습 보여주겠다”고 말했다.유승언 “프로그램이 끝나고 조금은 두렵기도 했는데 성원과 격려 덕분에 한 그룹으로 모였다.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지 않은 매력이 많으니 앞으로도 이븐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당부했다.‘타겟: 미’는 ‘나를 대중이 원하는 타겟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앨범이다. 이븐은 ‘타겟: 미’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한편 ‘타겟: 미’는 이날 오후 6시 발매된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9.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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